오늘은 재미있는 숫자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이건 보드게임이라기보다는 놀이를 통한 숫자공부에 가까운데요, 어린이들 사이에서는 숫자 마술 놀이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우선, 놀이에 사용되는 카드를 볼까요?
아래 그림과 같은 카드 여섯 장이 사용됩니다.
자, 마음 속으로 1부터 60까지 숫자 60개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세요. 그리고, 그 숫자가 있는 카드를 모두 고르세요.
고르셨나요? 그렇다면 그 숫자가 있는 카드에서 맨 윗줄 맨 앞에 있는 숫자들을 모두 더하세요. 그러면 그 합이 바로 처음에 선택했던 숫자가 될 겁니다.
예를 들어, 37을 선택했다고 하면, 37이 포함된 카드는 아래 그림처럼 석 장입니다. 그 석 장에 있는 숫자들 중 맨 앞의 숫자는 각각 4, 1, 32 죠. 4 + 1+ 32 는? 맞습니다. 37이죠.
37이 포함된 카드에 있는 숫자 중, 맨 윗줄 맨 앞의 숫자를 다 더했더니 37이 됐습니다.
이 카드의 비밀이 뭘까요? 카드에 있는 숫자들의 규칙을 한번 찾아 보세요. 힌트는... 힌트를 드리면 너무 쉬워서, 힌트는 없습니다. ㅡ.ㅡ;; 비밀을 찾기 어렵다면, 아래 그림처럼 순서를 다시 정리해서 늘어놓아 보면 어떨까요? 맨 앞의 숫자가 작은 것부터 차례로...
자, 이제 규칙을 찾으셨나요?
비밀이랄 것도 없이, 규칙은 간단합니다. 맨 앞의 숫자를 보시면, 차례로 1, 2, 4, 8, 16, 32... 입니다. 뭐, 떠오르는 수학적 규칙 없나요?
네, 맞습니다. 맨 앞의 숫자들은 2의 거듭제곱입니다. 1은 2의 0제곱이죠. 그러고 보니 첫번째 카드에는 홀수 뿐이군요? 그럼 여섯 장의 카드는 어떤 기준으로 숫자들을 써 놓은 걸까요?
정답은 이진법입니다. 이 카드에 있는 숫자들은 이진법으로 나타냈을 때, 공통점이 있는 숫자들을 모아 놓은 겁니다.
1. 먼저 2의 0제곱인 1이 있는 카드부터 보죠.
이 카드는, 이진법으로 나타냈을 때, 맨 끝자리에 1이 나오는 숫자들을 모아 놓은 카드입니다. 1은 이진법으로 나타내면 1, 3은 이진수 11, 5는 이진수 101, 7은 이진수 111, ... 이렇게, 홀수들은 이진법으로 나타냈을 때, 1로 끝납니다.
2. 그러면, 두번째 카드는 모아 놓은 기준이 뭘까요?
네, 이 카드는 이진법으로 나타냈을 때, 뒤에서 두번째 자리, 즉 2의 1제곱 자리에 1이 있는 숫자들입니다. 2는 이진법으로 10, 3은 이진수 11, 6은 이진수 110, 7은 이진수 111, ... 이 규칙을 십진법으로 나타내면, 두 숫자가 연속으로 나오고, 두 숫자를 건너뛰고, 또 두 숫자가 연속으로 나온다는 겁니다.
3. 세번째 카드는 기준을 아시겠죠? 맞습니다. 이진법으로 나타냈을 때 뒤에서 세번째 자리, 2의 제곱인 4 자리에 1이 있는 숫자들입니다.
4. 그럼, 나머지 카드들은 차례로, 이진법으로 나타냈을 때 뒤에서 네번째, 다섯번째, 여섯번째 자리에 1이 있는 숫자들을 모아 놓았다는 걸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죠. 2의 세제곱은 8, 2의 네제곱은 16, 2의 다섯제곱은 32...
우리는 처음에 숫자를 하나 골라 카드를 선택해 보았습니다. 37을 골랐고, 37을 2의 거듭제곱으로 나타내면
32x1 + 16x0 + 8x0 + 4x1 + 2x0+ 1x1
입니다.
이 식에서 2의 거듭제곱을 빼고 나머지 숫자들만 정리하면 이진법이 됩니다. 100101(2) 이렇게 되죠. 이진수로는 이렇게 나타내고, 이 마술카드는 저 자릿수를 카드로 대체한 겁니다. 각 자리에 1이 있으면 그 카드에 숫자가 있고, 0이 있으면 그 자릿수 카드에는 그 숫자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37이 포함된 카드를 찾아 보았더니 석 장이 있었죠. 37을 2의 거듭제곱으로 표시해 보면 아래와 같고, 37을 이진법으로 다르게 나타낼 방법은 없습니다.
37 = 32 + 4 + 1
숫자를 이진법으로 나타내고, 그 각 자리에 해당하는 2의 거듭제곱수를 카드로 대체한 것이 이 숫자마술입니다.
자, 이번엔 게임을 거꾸로 해 볼까요? 저 카드 여섯 장에 모두 들어 있는 숫자는 무엇일까요? 1 또, 1, 2, 8 카드에만 들어 있는 숫자는 무엇일까요? 2
재미있으셨나요?
머리 아프셨다구요? ㅡ.ㅡ;;
그렇다면다음 보드게임 포스트는 좀더 쉽고 재미있는 걸 골라 봐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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