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거창합니다. 스마트폰 대란의 해결책을 제시할 것처럼 보이지만, 글쎄요... 그게 가능하긴 한 건지 모르겠지만, 제가 아는 한 최대한 보조금의 비밀을 공개해 볼까 합니다. 지난 주말에 있었던 노트8 대란과 관련한 뉴스를 보고 쓰는 글입니다.
[사진=연합뉴스]
보조금이 많이 살포되어, 이동통신 가입자들이 통신회사를 많이 옮기는 상황을 흔히 대란이라고 합니다. 그 대란은 보통, 새 기종이 출시되어 나왔을 때 일어나곤 하지요. 2013년에 출고가 99만원인 단말기가 일시불 17만원에 풀렸던 갤럭시 S3 때부터 대란이라는 말을 썼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S3 대란, 노트4 대란... 지난주에는 노트8 대란이었죠.
대란 때, 보조금이 많이 풀린다는 얘기를 들은 사람은 스마트폰을 싸게 살 수 있었겠지만, 정보를 입수하지 못한 사람은 싸게 살 기회를 잡지 못했을 겁니다. 그리고, 나중에 비쌀 때 사겠지요. 이러한 불공평을 없애기 위해서 정부와 방통위는 '단통법'이라는 법을 도입합니다. 이동통신단말기유통에관한법률을 줄여서 단통법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노트4 대란이나 노트8 대란에서 보듯, 단통법이 시행된 후에도 대란은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우선, 휴대폰을 싸게 주는 이유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비싼 휴대폰이 어떻게 해서 할인판매되는 걸까요?
첫번째 할인은 통신회사의 보조금입니다. 구매자들에게 통신회사가 공식적으로 할인해 주는 금액이죠. 이건 예나 지금이나, 어디에서 사나 똑같습니다. 통신회사마다 다르긴 합니다만 같은 통신회사라면 똑같습니다.
두번째 할인은 수수료입니다. 판매점에서는 흔히 '리베이트'라고 합니다. 통신회사에서 판매점주에게 한 대 팔 때마다 주는 금액입니다. 판매점의 주 수입원이 되는 돈이죠. 고객에게 한 대를 팔면 한 대당 얼마... 이런 식으로 지급합니다. 기종마다 다르고, 요금제마다 다릅니다. 부가서비스와 연계하거나 제휴카드와 연계하기도 합니다. 구조가 엄청 복잡해서, 대리점에는 이 수수료를 계산하고 정리하는 직원이나 부서가 따로 있을 정도입니다. 복잡한 만큼 금액도 큽니다. 판매점에서 그 수수료 중 일부를 고객에게 주는, 자기가 얻을 수익을 줄여서 고객에게 주는 할인이 두번째 할인입니다.
이렇게 자기가 얻을 수익의 일부를 고객에게 떼어 주면 판매점주는 손해가 아니냐구요? 아닙니다. 장사꾼이 손해보고 판다는 건 3대 거짓말에 속하지요. 자기가 받을 수수료를 줄여서 싸게 팔아도 판매점은 손해를 보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판매량에 따라서 추가로 주는 수수료가 또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적어도 몇십 대를 팔아야 가능하기 때문에 큰 대리점, 큰 판매점일수록 돈을 더 벌게 됩니다. 수수료를 더 많이 받는다는 말이지요. 그래서 큰 매장일수록 할인해 줄 수 있는 금액이 커지는 겁니다.
매출이 작은 판매점은 수익을 생각하면 싸게 팔기 어렵고 경쟁하려면 싸게 팔아야 하기 때문에 이동통신 매장도 부익부 빈익빈이 되어 갑니다. 그래서 휴대폰을 살 때, 저 매장에서는 더 싸게 준다는데 너는 그 가격에 못 주느냐... 라며 따질 필요가 없습니다. 그 매장은 그게 최선인 겁니다. 이유를 캐물으며 싸우지 마시고, 싸게 주는 매장 가시면 됩니다. 판매점은 단말기를 팔아서 수수료를 받아야 하는 매장입니다. 그게 그들이 얻는 수입 전부이니까요. 소비자가 사용하는 요금의 일부를 수수료로 받는 건 대리점 뿐입니다.
흔히 대란이라고 하는 경우나 공짜폰이라고하는 경우는, 그 단말기에 지급하는 수수료 금액이 큰 경우입니다. 통신회사끼리 가입자 쟁탈 경쟁이 벌어지면, 이 수수료가 출고가보다 더 높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2013년에 갤럭시 S2 HD LTE 라는 모델을 구입했는데, 출고가 99만원인 폰을 일시불 공짜폰으로 샀었습니다. 그래도 그 판매점은 수익을 냈습니다. 그 단말기 판매 건당 지급받는 수수료가 1백만원이 넘었다는 얘기지요.
대란은 이럴 때 일어납니다. 특정 기종을 개통했을 때 통신회사가 판매점에 지급하는 수수료 금액이 클 때, 판매점에서 자기가 받을 수수료 일부만큼 가입자에게 할인해 줘서 일시불로 판매하기 때문에 대란이 일어나는 겁니다. 그리고 앞에서 말했듯, 이 대란은 통신회사에서 신형 단말기로 고객을 유인하여 가입자 빼앗기 경쟁이 벌어질 때 잘 일어납니다.
이런 시기를 잘 이용하면 스마트폰을 싸게(?) 살 수도 있습니다. 자, 싸게 샀다는 표현에 물음표를 넣었습니다. 과연 싸게 샀는가 !! 라는 의문입니다. 물론, 비싼 요금제를 쓰는 분들은 대란 때 사는 게 싸게 사는 것 맞습니다.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나, 적어도 한달에 5GB 이상 사용하시는 분들은 대란이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하지요. 하지만 데이터를 많이 안 쓰는 분들이나 3~4만원대 요금제면 충분한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단통법 이전에 구입했던 방식이 훨씬 저렴합니다.
다음 글에서 단통법 이전과 이후, 어떻게 달라졌는지 비교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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