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포츠 이야기

역습을 끊은 파울과 보복행위, 그리고 퇴장



2017 년 7월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23라운드 서울과 전북의 경기에서 전반 24분경, 오늘 말하고자 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서울 주세종 선수가 전북 정혁 선수에게 파울을 당한 직후 보복행위를 하는 장면입니다.



자세한 상황은 아래 동영상을 참조하세요.



서울의 페널티박스 오른쪽 지역에서 역습 찬스가 났고, 전방으로 내준 공을 향해 서울의 주세종이 달리기 시작하자 전북의 미드필더 정혁이 팔을 뻗어 막았다.... 고 기사에는 나왔지만, 정혁이 팔꿈치로 주세종의 얼굴을 쳤다고 하는 게 정확한 표현이겠습니다. 그리고 다음 순간, 정혁의 팔에 걸려 막힌 주세종은 몸을 한바퀴 돌리며 그 힘으로 정혁의 얼굴을 가격했죠. 정혁은 얼굴을 감싸 쥐고 뒹굴었고, 주심이 다가와 주세종에게 레드카드를 치켜듭니다.


물론 정혁도 노란 카드를 받았지만, 글쎄요...? 전북은 서울을 자극하려는 듯 거친 플레이가 많았습니다. 정혁의 플레이도 마찬가지, 역습상황을 막기 위한 고의적인 파울에 경고는 당연하고, 퇴장까지 주어도 될 만한 파울이었다고 봅니다.


그러나, 요즘의 추세는 고의적인 파울보다 보복성 플레이에 더 엄격합니다. 보복성 플레이는 또다른 보복을 낳고, 연쇄적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하는데, 보복성 플레이를 유발하는 고의적이고 거친 파울에도 보복성 플레이 못지 않은 처벌이 주어지는 게 맞지 않을까요? 서울 주세종이 먼저 얼굴을 싸쥐고 뒹굴었다면 전북 정혁은 퇴장을 당했을까요, 경고로 끝났을까요?


거친 플레이는 스포츠를 스포츠 자체로 즐길 수 없게 만듭니다. 2014-15 시즌 이후로 EPL 중계를 보려다가도 첼시 경기라면 채널을 돌리게 되는데 모 선수만 나오면 인상이 찌푸려지고 짜증이 나기 때문입니다. 그 선수는 골보다 상대선수를 자극하는 게 경기하는 목적인 것처럼 보일 정도거든요. 그러면서도 피지컬 좋고 험상궂은 상대에게는 그런 플레이를 하지 않습니다. 알아서 꼬리를 내리는 거지요. 그게 더 꼴보기 싫습니다.


오늘 경기도 마찬가지. 거친 플레이는 짜증을 유발합니다. 주세종이 잘했다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그런 파울을 유발한 자극적인 플레이에 먼저 제재가 가해졌다면 서로 팔꿈치로 서로 얼굴을 때리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지나간 일에 가정은 의미없죠. 지난달 제주가 우라와 레즈에게 당한 억울한 징계를 생각해 보세요. AFC 야 일본의 돈이 먹히는 연맹이지만,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전북의 돈으로 운영되고, 서울이 억울해도 참아야 하는 리그는 아니잖은가 말입니다.


스포츠를 스포츠답게 보고 즐기려면, 스포츠가 스포츠다워야 하고, 그 중심에는 공정하고 엄격한 판결이 있어야 합니다.


(이 글은 전적으로 블로거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객관적이거나 보편적인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